InCheon Complex Fish Market

시골 길을 걷다 보면 가끔씩 조그만 돌멩이가 발밑

에 차이기도 하지만, 흙을 밟아 본 사람은 안다.

흙과 내 몸이 하나 되어 서로를 끌어당기는 기운을'''.

흙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다. 예부터

잘 포장된 아스팔트 위를 걷고, 새집증후군에 시달리는

요즘 사람들에게 흙의 기운은, 그리운 고향만큼이나 아

득하다. 도심 속에서 흙의 생명력을 느끼는 하나의 수

단으로 '황토'가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동네의 작은 찜질방에도 황토방은 필수로 갖추고 있을 만큼 황토의 효능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황토는 몸에 좋은 원적외선을 다량으로 방출하는데 황토의 독

특한 벌집구조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 촘촘한 육각 구멍에 원적외선을 효율적으

로 저장해 두었다가 열을 받는 즉시 발산한다. 황토방이 뜨거운 이유도 원적외선

때문인데 황토를 거친 열은 일반 열보다 80배 더 깊숙이 우리 몸에 침투하여 세포

의 생리작용을 돕고, 노폐물을 분해시켜 노화방지 및 면역 기능을 향상시킨다.

황토의 효능은 이미 7백 년 전부터 알려져 실 생활에 이용되었다. 고려의 이규보

가 지은<동국이상국집>에는 통풍이 잘 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흙집을 지어

겨울에 화초나 과실을 보관하고, 그곳에서 부녀자들이 길쌈을 했다는 기록이 있

다. 민간에서는 상사병에 걸린 사람에게 황토를 동그랗게 빚어 먹이거나 빈혈, 배

탈에도 황토물을 먹여 속을 다스렸다. 황토 사랑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다. 이성

계는 황토방에서 심신을 수련했고, 광해군은 황토방에서 지병인 종기를 치료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찜질방의 원조가 궁궐이라는 사실! 세종대왕은 궁궐 안에 3평 가

량의 황토 방을 마련해 놓고 피로가 쌓일 때마다 수시로 드나들었다.

지표의 1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황토 한 숟가락에는 2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

고 있다. 황토는 분해력과 자정능력이 매우 뛰어나 생태학자들로부터 환경오염을

정화시키는 지구의 마지막 필터라고 불린다. 몸의 통증을 완화하고 암을 억제하는

효능 또한 이런 미생물의 활발한 활동 덕분이다. 흙으로 되돌아가는 인간이기에

흙과의 친화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초가 집 짓고 아궁이에 불 때며 살던 우

리 민족에게 황토는 참살이의 시작인 동시에 하나의 문화였다.





출처 : 2006년 좋은생각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