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heon Complex Fish Market

싱싱함이 가득한 인천종합어시장 이제 우리 곁에서 새롭게 태어납니다.

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이별의 징조.... ms4865 2006-06-27 1290

이별에는 징조가 있다.
헤어질때가 되면 그녀는 까닭도 없이 많이 운다. 새벽에 통화를 하다가도 갑자기 울고, 식사를 하다가도 갑자기 운다. 나는 영문도 모른채 그녀의 울음앞에서 불안해진다.
한번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요즘 왜 그렇게 우느냐고.....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너 좋은 가사 많이 쓰라고 그러는거야."
그녀가 비행에서 돌아오는 날이었다. 그때 나는 서울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고 있었다. 밤 10시까지 녹음실을 사용하도록 계약되어있었는데, 그녀가 8시경에 전화를 걸어 나와 달라고 했다.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그녀가 짜증을 섞어 가며 지금 당장 나와 달라고 하자심상치 않은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같이 있던 친구와 함께 나갔고, 배고픈 그녀를 위해 신촌에 있는 돼지 갈비집에서 고기를 구웠다. 하지만 그녀는 입에 대지도 않았고, 짜증만 냈다. 나는 친구가 있으니 나중에 얘기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쏟아졌다.
"더 이상 힘들고 싶지 않아."
나는 무릎 아래가 없어진 사람처럼 풀썩 주저앉을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나도 그녀처럼 울게 되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왜 그렇게 우십니까?"하고 물었다.
"여자 친구가 죽었어요."하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펑펑 울기 시작했다. 여자친구가 죽었다는데 좀 심하게 운다고 나무라는 사람은 없지 않겠는가. 기사 아저씨는 걱정이 되어 죽겠다는 눈길을 보냈다.

그녀의 소원은 비행에서 돌아올때 내가 차를 갖고 나가서 마중을 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차가 없었다.
그녀는 어느 상점에서 본 값비싼 목도리를 가지고 싶어했다. 너무 비싸서 그녀 자신도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나는 그걸 사주기 위해 돈을 모았다. 헤어지던 날 내 가방 속에는 그 목도리가 들어있었다.
목도리나 받은후에 헤어지자고 하지 그랬니.....

출처 : 유희열이 쓴 "익숙한 그집앞"에 나오는 이별에 대한 글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130가지 충고... 2006-06-27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에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 2006-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