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제아무리 주식 시장이 호황이라고 해도 주식을 사고파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지금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는 듯하지만, 사고파는 물건을 잘 골라 타이밍을 잘 맞춘다면 얼마든지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타이밍을 맞춘다는 건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인생과 비즈니스의 성공 또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적절한 때에 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은 물론이고 행복의 조건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부부 사이에 불만이 생겼을 때, 그 불만을 곧바로 얘기하는 것도, 반대로 그 불만을 자기만의 맘 속에 담아놓은 것도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부부 사이뿐만 아니라 친구 사이에서도,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서도 불만이 생기면 한 템포 쉬어가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만의 내용이 단순히 감정적인 것인지, 아니면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진실로 상대의 잘못 때문에 생겨난 불만이라면, 그 내용을 차분하고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한 템포 쉬었다고 해서 때가 된 것은 아니다. 상대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거나, 몸이 아파 힘들어하는 등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면 한 템포가 아니라 두 템포 또는 세 템포 쉬어야 한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잘잘못이 분명하지 않더라도 컨디션이 좋을 때는 쉽게 받아들이고 인정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자신의 잘못이 분명함에도 그 잘못을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잘못을 범했을 때 대체로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면박을 주거나 창피를 준다. 물론 타이밍상 그렇게 해야 할 때가 있긴 하다(예를 들어 누구나 인정할 만큼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앞서 얘기한 방식대로 주의를 줬거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따끔한 경고를 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생살이에서 용서받지 못할 잘못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고,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잘못은 대체로 용서받을 만한 수준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잘못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에게 잘못을 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상대방을 용서해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잘못을 범했을 때 용서받기도 힘들 것이다. 물론 앞서 말했던 것처럼 여기서 용서라는 것은 그냥 덮어두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때에 적절한 말로 지적해 주는 것이다(물론 가끔은 그냥 덮어두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겠지만).
하지만 이렇게 인간관계에서 타이밍을 맞추는 것 또한 재테크에서는 타이밍을 맞추는 것처럼, 말이 쉽지 실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훈련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참는 것(忍)'이다. 당연하게도 잘못을 범한 사람에 대해 언제 어떠한 말로 지적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것이 먼저고 중요하다.
그 인내가 실패하면 이후의 조치는 상당히 어렵게 되고 회복불가능이 될 수도 있다. '참을 인자가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는데, 그 말을 거꾸로 뒤집어 보면 '참을성이 없는 사람은 살인도 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말이 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무시무시한 말은 현실에서 가끔씩 뉴스를 통해 보도되곤 한다.
나는 사람됨의 정도, 즉 본능대로 행동하는 동물적인 것이 아닌 인간됨의 정도는 '참을성'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지금 이 얘기를 하고 있는 나 또한 참을성에 있어서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참을성을 기르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그래서 사회성이 부족한 어린아이들은 참을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어른이 돼서도 참을성이 없는 사람들은 어린아이 같다고 핀잔을 듣게 되는 것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을 곰곰 생각해 보면 인생은 참는 것의 연속이라는 말도 된다. 선택이란 둘 중의 하나를 고르는 것인 동시에 하나를 버리는(참는) 것이기도 하다. 상대의 잘못 때문에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선택지는 둘이다. 하나는 화를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를 화를 참는 것이다. 화를 내면 즉각적인 감정적 만족이 따르겠지만 인간관계는 손상받게 되고, 화를 내지 않으면 즉각적인 감정적 만족감은 없겠지만 인간관계는 이전보다 더욱 좋아질 수 있다.
참는 것의 중요성은 '마시멜로 실험'이라는 것으로도 검증된 바 있다. 4살짜리 아이들에게 마시멜로(초코파이 사이에 들어 있는 말랑말랑한 하얀 과자)를 주며 다음과 같이 얘기를 해주었다.
"내가 잠깐 나갔다 올 동안 기다리면 마시멜로 두 개를 더 먹을 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