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고민이 많아 끙끙 앓고 있다가 이곳에 글을 남기면 어떤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글을 써봅니다.
예전에 가끔 여기와서 글도 눈팅하면서 많이 읽어봤는데 제가 고민을 이렇게 남길줄은 몰랐네요.
저는 사귄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여친이 있습니다.
03년 6월에 만나 다음달이면 3년이 됩니다. 흔히 말하듯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또 긴 기간이겠죠.
제 신분은 지금 군인입니다.
군대를 늦게간 터라 26살에 이제야 일병입니다. 작년 11월 입대하기 전까지는 문제 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입대를 한 후에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고 헤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은 없었습니다.
그 믿음은 그때까지 약 2년 반 동안을 함께 지내오면서,
여친이 제게 보여준 믿음과 내가 앞으로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여친은 제가 첫사랑으로 저와 처음 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23이 될 때까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만을 기다렸다는 여친. 물론 여친과 처음으로 사귀게 되었을 때
그런거는 기대도 안했고 첫사랑이라고 했을 때도 믿겨지지도 않았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이더군요.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면서 통하는 부분도 많았고.. 아무튼 우리 사이의 사랑 전선에는 문제가 없없었습니다.
여친이 돈 잘 벌고 다니던 회사를 작년 봄에 때려치고 나오더군요.
평소에도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가끔씩 했었는데 문제는 일로 여친을 괴롭히는 직장의 이사 때문이었죠. 결국은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너무 힘들었으니 당분간은 쉬고싶다고 했습니다.
여친은 집안사정상 대학을 중도에 포기해야했고 그래서 최종학력은 대학중퇴입니다. 다른 직장을 구하려 해도 경력이나 면접에선 다 좋아도 결국 학력에서 걸려서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 상사들이 인맥 통해서 좋은 직장 다 구해주려 도움을 줘도 결국 학력에서 떨어지고 말았고 그게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친은 자존심이 상당히 강하고 고졸학력에도 연봉도 꽤 많이 받았던터라 아무데나 들어가고 싶지는 않고 아무리 자신의 기준에서 눈높이를 낮춰서 지원을 해도 결국 학력이 문제였습니다.
사실 고졸학력으로 일자리도 없는 시대에 왠만한 회사 들어가기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집안 사정도 있고, 직장도 다니지 않다보니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다 현재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을겁니다.
저는 군생활을 카투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말에 외출이 가능하고 외박도 가끔 받아 나옵니다.
근데 제 개인적 문제로 인해 석 달 동안 여친을 만나지 못했고 통화만 가끔 했었는데,
드디어 외박을 받고 여친보고 만나자고 하니 나중에 만나자고 합니다.
이유인즉, 마냥 놀수도 없으니 직장 구하기 전까지 알바를 가끔식 하고 있는데 알바하는 시간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맨날 서서 일하고 너무 피곤해서 집에오면 뻗어자기 바쁘답니다.
그러면서 정말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얘기도 합니다.
그 심정 왜 남자친구가 이해 못하겠습니다.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그런데 저와의 사이에서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지금 힘든 상황이라서 모든게 힘들고 귀찮아진 것 같네요. 저에게 이렇게 대하는 것이 너무나 서운하긴 하지만 저도 힘든 시간을 겪어봤기 때문에 어떤 심정일까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여친이 직장을 그만 두었을 때 저도 나름대로 공부하면서 미래 설계하고 고민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낸적이 있는데 직장을 다녔을 때는 1시간이 멀다하고 전화하던 여친이 연락이 너무나 뜸해지는겁니다.
그래서 마음이 변했나 해서 찾아가서 얘기를 나눠보면,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데서 오는 우울함과 경제적 문제 등으로 혼자 힘들어하고, 또 자존심 때문에 제게 이런 얘기는 평소에는 안하다가..
제가 연락도 제대로 안되고 하지도 않느냐고 화를 내면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면서 힘들어하는 것과 경제적 문제 등을 얘기하고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얘기를 해보면 저에 대한 마음이 변했다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